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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아이

미술학원 유치부 - 저는 안찍고 문지르고 싶어요.

by 미술선샘미 2024.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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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의Phil Hearing. 파란 물감이 묻은 아이의 손

 

미술학원의 막내 5세 친구가 있습니다. 생일이 빠른, 언어나 인지가 빠른 친구라 4세에 만난 친구입니다. 말을 엄청 잘하고 아는 것도 많아서 조잘조잘 이야기를 늘어놓는 짹짹이이지요. ❤️

 

최근에 우드락을 신나게 잘라서 물감으로 찍는 수업을 하였습니다. 우드락이 쪼개질 때 소리가 크고 계속 쪼개 볼 수 있어서 유치부 아이들에게 괜찮은 소재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드락을 도장처럼 찍어서 어떤 모양이 찍히는지 느껴보는 것이 수업의 목표 중 하나였습니다. 무슨 모양이 찍히는 지 볼까~?

 

그런데 우리 짹짹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선샘미,
저는 안찍고 문지르고 싶어요.

 

여기서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래, 하나만 어떤 모양인지 찍어보고 나머지는 문질러 보자.

 

 

도장으로 찍어서 꾸미는 것이 수업 목표이고 어른의 눈에는 더 아름다워 보여서 찍는 것으로 이끌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결과는 좋아 보이나 아이의 표현 욕구는 해소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5세여서 물감을 문지르는 행동과 문질러지는 물감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문지른 효과를 눈으로 보고 다음에는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어떤 모양인지 찍어 봤고, 친구들은 다 찍고 있어서 본인의 눈으로 확인해 보는 경험을 할 테니까요. 

 

한 번 실패해 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고 싶은대로 해보고 이렇게 되었으니 다음에는 저렇게 해봐야겠다고 스스로 생각할 거리가 생깁니다. 

 

어른의 미의식과 교육 목표 및 수행 등의 이유로 결과물이 신경쓰이기도 하지만 저렇게 아이들 목소리가 크게 들릴 때가 있습니다. 

 

 

 

 

 

 

사진: Unsplash의Phil Hearing. 파란 물감이 묻은 아이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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